선공후사 (先公後私)
사자성어 및 한자 표기
선공후사 (先公後私)
先 (선): 먼저, 우선시하다
公 (공): 공적인 일, 집단의 이익
後 (후): 나중, 뒤로 미루다
私 (사): 사적인 일, 개인의 이해관계
의미 및 유래
『선공후사』는 『당서(唐書)』와 『한비자(韓非子)』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기원전 3세기 법가사상가 한비가 군주론을 논할 때 ‘공사(公私)의 경계를 분명히 하라’고 강조한 데서 발전했습니다. 조선 시대 『경국대전』에서는 관료들의 원칙으로 명문화되었으며, 16세기 이황의 『성학집요』에서는 ‘사욕을 버리고 공리를 추구함이 군자의 도리’라 해석했습니다.
이 사자성어는 삼국시대 촉한의 제갈량이 출사표에서 ‘신은 본시 포의에 묻힌 몸이었으나 선제제(先帝)의 공적을 위해 왔나이다’라고 서술한 것에서 실천적 모범을 찾을 수 있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개인적 상처를 무시하고 전투에 임한 기록, 19세기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시 사재를 기부한 일화도 이 정신의 구현 사례입니다.
현대적 관점에서 이 표현은 1961년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사 명문장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으라’는 연설에서 그 맥락을 이어받았습니다. 2020년 COVID-19 팬데믹 당시 의료진들이 가족과의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업무에 임한 모습은 21세기형 선공후사의 표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사자성어가 주는 교훈
첫째, 이 사자성어는 집단과 개인의 관계 재정립을 요구합니다. 18세기 영국 철학자 제레미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원칙과 맥을 같이하지만, 동양적 관점에서는 개인의 희생보다 공동체 발전을 통한 궁극적 개인 이익 달성을 강조합니다. 기업 경영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장기적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현상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둘째, 현대사회에서 ‘공(公)’의 범위 확장을 촉구합니다. 과거 국가·조직 중심이던 개념이 현재는 지구촌 공동체(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공공성(데이터 윤리) 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2021년 유엔 기후변화협약(COP26)에서 197개국이 탄소중립 목표를 합의한 것은 새로운 차원의 선공후사 실천입니다.
셋째, 개인적 차원에서 업무-생활 균형의 재해석을 요청합니다.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주 50시간 이상 근무시 생산성이 급감하므로, 공적 업무 효율화를 통해 사적 시간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 구축이 필요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덕티빗리티 리워드’ 제도가 대표적 성공 사례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표현은 권력자의 도덕적 각성을 촉구합니다. 15세기 조선 세종대왕이 즉위 초 ‘사치금지령’을 내리며 왕실 경비를 30% 삭감한 역사적 교훈처럼, 현대 지도자들에게 공정한 희생 분배와 투명성 제고를 요구하는 윤리적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